우체국 앱에서 비트코인 판매하는 영국

우체국 앱에서 비트코인 판매를 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영국이 바로 그 나라입니다. 영국 국영 우체국은 모바일 신분증 앱인 '이지 아이디(Easy ID)'를 통해 암호화폐 판매를 이번주부터 시작합니다.

 

영국 우체국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스웜마켓과 협력관계를 맺고, 이지 아이디 이용자가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이지 아이디 이용자가 암호화폐 구매를 원할 경우 이지 아이디에서 암호화폐 바우처(교환 거래 채권)를 구입 후, 스웜마켓에서 그 바우처를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지 아이디는 단지 신원확인용으로만 사용하고 스웜마켓에서 암호화폐를 직접 구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영국 우체국의 이와 같은 암호화폐 구매 지원은 두 가지 측면에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지 아이디 활용을 확대하기 위함입니다. 영국 우체국이 신원도용 사기를 막고 이용자들에게 더 쉽게 디지털 환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난 8월 이지 아이디를 도입했는데, 그 사용자를 늘리고자 함입니다. 이지 아이디에는 한국 주민등록증처럼 사진이 부착된 국가 발급 신분증이 담기게 되고, 여기에는 움직이는 홀로그램 기법을 도입해 스크린샷을 이용한 신분증 위조나 사기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국가적으로는 암호화폐를 용인하기 어렵지만 시대의 흐름을 놓칠 수는 없다는 딜레마에서 나온 아이디어 입니다. 어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도 정부 입장에선 암호화폐에 우호적일 수 없으며 용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암호화폐가 기존 질서에 반하며 투기 성향이 짙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3년 부분 민영화를 진행한 영국 우체국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시선을 분산시키자는 의도가 옅보입니다. 남의 손을 이용하긴 하지만 일정 부분 시대의 흐름에 한 발 담근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