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r Life 햄버거 메뉴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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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어빵을 반으로 쪼개거나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과 함께 후후 불며 먹는 맛
    • 조개탕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안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조심 먹을 때 그 느낌
    • 올라오는 김과 함께 후루룩~ 빨아재끼는 라면 맛
    • 냉장고에서 막 꺼낸 과일의 시원함과 달달함

     

    음식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습니다. 미각과 함께 추억이 쌓여 가게 하는 게 바로 음식입니다. 특히 위 예제들에서 보듯 온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사람이 가장 맛있게 느끼는 온도가 음식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빵이 20도 부근에서, 스프는 70도, 커피와 차 역시 70도에서 가장 맛있게 느낀다고 하네요. 외식 업체들은 이를 적극 이용하기도 합니다. TGI 프라이데이는 스테이크와 감자튀김 치킨의 온도를 정해놓고 이를 지킵니다. 빙그레에서 말하는 요구르트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4도에서 8도 사이. 김치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땅에 묻었을 때 온도인 0.5도로 보관하는 게 좋다는 데 착안해 김치냉장고가 나오기도 했죠.

     

    오랜만에 글을 쓰며 음식과 온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방금 다녀온 음식점의 음식과 관련돼 있습니다. 요즘 꼭 챙겨 보는 TV 프로그램이 3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일요일에 하는 1박2일 입니다. 1박2일 최근 방송분에서 소갈비수육무침 이라는 메뉴가 등장합니다. 1박2일 맴버들은 물론이고 초대손님으로 나온 혜리 역시 극찬을 한 메뉴입니다.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기 때문인지 그게 유달리 눈에 박혔습니다. 그래서 출장을 마치고 제주도로 복귀하는 길에 꼭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어제 일을 하며 해당 업소에 전화해서 몇 가지를 물어봤습니다.

     

    예약을 할 수 있나? 몇 시 부터 영업을 하나? 혼자 갈건데 1인 손님도 받아주나? 등이었습니다.

    전화 문의를 받으셨던 사장님 얘기로 "웨이팅 손님이 많아 예약을 받을 경우 그 손님들에게 결례가 되기에 예약을 받지 않는다. 대신 와서 예약을 하고 연락처를 적어놓을 경우 차례가 되어갈 경우 연락을 해준다." 는 것이었습니다. 웨이팅 손님이 평균 20여 팀이라니 그럴만도 하죠.

     

    목포에서 새벽 1시 출발하는 배를 예약하고 오늘 드디어 가서 먹었습니다. 처음 3시 반경 도착했는데 브레이크타임(오후 3시부터 5시)이더군요. 근처에서 볼 일을 보고 4시 50분 경 다시 음식점에 도착했습니다. 55분쯤 되니 사람들이 하나씩 들어가길래 저도 들어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원했던 메뉴를 주문하니 일하시는 분이 저에게 혼자냐며 많이 드실 수 있으면 괜찮긴 한데 2인 메뉴라고 하시더군요. 우울할 때 말곤 사실 음식에 큰 욕심이 없는 타입이긴 한데, 이 메뉴를 소화해 내기 위해 오늘 종일 굶었었으니 ㅇㅋ 입니다. 다만 걱정이 굶었는데도 이상하게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도 살짝 찬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주문하고 잠시, 위 사진과 같이 내어놓더군요. 무 무침과 앞접시, 국물그릇과 육수 주전자

    국물그릇에 육수를 조금 따라 마셨더니 조금 나아집니다. 육수 맛은... 육수입니다 ㅎㅎ;

     

    사진으론 그리 많아보이지 않지만 커다란 접시에 양이 꽤나 돼 보입니다. 그래도 기대했던지라 젓가락을 들었습니다. 고기와 냉면을 자르라며 집게와 가위를 함께 내왔지만 제게는 쓸모 없는 도구입니다. 자르지 않은 냉면을 입안 가득 넣고 우적거리며 먹는 맛과 재미가 얼마나 큰데 가위로 그걸 날려버린단 말인가요. 고기 역시 아주 크게 잘린 편이 아니고요.

     

    냉면을 몇 가닥만 집어 먹어봤는데 달달함과 매콤함이 적절하게 어우러지고 참기름 향이 더해져 기대감을 증폭시킵니다. 추운 바깥 온도지만 역시 냉면은 차갑게 먹어야 제맛이죠!

     

    고기 역시 한 점 집어서 먹고, 냉면 위에 고기를 얹어서도 먹어봤습니다. 뭔가 개운하지 않고 갸우뚱 하게 되더군요. 냉면의 차가움만은 못하지만 고기가 그저 아주 미미하게 미지근함에서 차가움 사이에서 존재합니다. 과하지 않게 매콤한 양념과 참기름의 고소함에도 이 개운치 않음을 어쩔 수 없습니다.

     

    고기 온도가 너무 높으면 육즙이 날아가 맛이 사라지고 낮으면 고기가 질겨집니다. 왜 고기를 이리 낮은 온도로 내오는 걸까? 온도 탓인지 부드러운 고기 중간 중간 살짝 질긴 느낌을 주는 게 나오기도 합니다.

     

    1박2일 방송을 캡쳐해가면서 이걸 먹겠다는 얘기를 하자 톡으로 친구가 하는 말이 방송에 한두 번 속냐? 맛있는 척 하는거야 였지만, 소갈비랑 냉면이 맛 없기가 더 어렵지 않겠습니까?

     

    1 + 1이니 맛 보장 아닐까요?

     

     

    네... 아니었습니다;

     

    그냥 소갈비 따로, 냉면 따로 주문해서 먹는 게 나을 뻔 했습니다.

     

    1 + 1인데 어찌 2는 못될 망정 제대로 된 1이 아쉬워지게 만들 수 있을까요;

     

     

    온도는 음식을 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며, 마케팅 기법으로도 잊어서는 안 될 사항인데 왜 이랬을까? 다른 사람들은(룸은 모르겠지만, 매장 내 테이블이 총 9개였습니다.) 다 맛있게 먹고 있을까? 싶더군요. 처음 외관과는 다르게 한 접시를 혼자 다 비웠는데 그리 많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종일 굶어서가 아니라 성인 남자라면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을 양이지 싶습니다.

     

    바로 일어나서 계산을 하는데 계산대 옆으로 기다리는 사람이 8명 정도 있더군요. 물론 매장 밖 차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 거 같습니다. 매장 바깥으로 나오니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가 실제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져서 더 서글펐습니다.

     

     

     

    그때 생각나는 말이 딱 이거였습니다.

     

     

    야 이 방송국 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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